요즘 대학생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자주 보이는 표현이 있다. 바로 ‘개추’다. ‘개추천’의 줄임말이다.
“개강한 지 3주 지났는데 아직도 혼밥이면 개추.”
“팀플 수업인데 같이 할 친구 없으면 개추.”
처음 보면 그냥 장난처럼 보인다. 가볍고, 웃기고, 별 의미 없는 인터넷 말투 같기도 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이 짧은 표현 안에는 요즘 20대의 불안이 들어 있다. 정확히는, 혼자인 상태보다 혼자인 사람이 나뿐일까 봐 두려운 마음이다.
요즘 20대들은 개인주의가 심하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본다. 개인주의가 심해진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울리는 방식이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진 것에 가깝다.
예전에는 관계가 비교적 쉽게 만들어졌다. 같은 과, 같은 동아리, 같은 조라는 이유만으로도 함께 밥을 먹고, 말을 섞고,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관계는 애써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자동으로 주어지는 것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먼저 말을 거는 것도 조심스럽고, 다가가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괜히 부담을 주는 사람처럼 보일까 걱정되고, 어색한 침묵이 생길까 망설이게 된다. 관계를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관계를 시작하는 일이 너무 어려워진 것이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개추’다. 개추는 공감을 가장 안전하게 요청하는 방식이다. “나도 그래”라고 대놓고 말하지 않아도 되고, “나만 이런 거 아니지?”라고 직접 묻지 않아도 된다. 그냥 한 줄 남기면 된다.
너도 나와 같다면 '개추'.
그러면 누군가 추천을 누른다. 그 순간 확인되는 것은 단순한 공감이 아닌 안도감이다.
‘나만 이상한 건 아니구나.’ ‘나만 혼자인 건 아니구나.’
그래서 개추문화는 냉소의 문화가 아니라 확인의 문화다. 관계를 끊어낸 세대의 언어가 아니라, 관계 앞에서 불안해진 세대의 언어다.
혼밥을 한다는 사실보다 더 두려운 것은, 나만 혼밥하는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는 일이다. 팀플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보다 더 불안한 것은, 그 상황이 나의 사회성 부족이나 인간관계의 실패처럼 해석될까 봐 걱정되는 마음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용히 묻는다. “이 정도면 나만 그런 거 아니지?” 그리고 그 질문을 인터넷식 언어로 바꾸면, “개추”가 된다.
나는 이 문화를 보며 오히려 20대가 여전히 연결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관계의 시작은 점점 더 부담스러워졌다. 그래서 직접 손을 내밀기 전에, 먼저 익명의 공감으로 주변을 살핀다.
개추문화는 개인주의의 증거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혼자여도 괜찮은지 확인받고 싶은 마음. 그 조심스럽고 간절한 마음이 오늘의 개추문화 안에 들어 있다.
CAREER INNOVATOR
이호영·LEE HO YOUNG, Ph.D

요즘 대학생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자주 보이는 표현이 있다. 바로 ‘개추’다. ‘개추천’의 줄임말이다.
“개강한 지 3주 지났는데 아직도 혼밥이면 개추.”
“팀플 수업인데 같이 할 친구 없으면 개추.”
처음 보면 그냥 장난처럼 보인다. 가볍고, 웃기고, 별 의미 없는 인터넷 말투 같기도 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이 짧은 표현 안에는 요즘 20대의 불안이 들어 있다. 정확히는, 혼자인 상태보다 혼자인 사람이 나뿐일까 봐 두려운 마음이다.
요즘 20대들은 개인주의가 심하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본다. 개인주의가 심해진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울리는 방식이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진 것에 가깝다.
예전에는 관계가 비교적 쉽게 만들어졌다. 같은 과, 같은 동아리, 같은 조라는 이유만으로도 함께 밥을 먹고, 말을 섞고,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관계는 애써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자동으로 주어지는 것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먼저 말을 거는 것도 조심스럽고, 다가가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괜히 부담을 주는 사람처럼 보일까 걱정되고, 어색한 침묵이 생길까 망설이게 된다. 관계를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관계를 시작하는 일이 너무 어려워진 것이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개추’다. 개추는 공감을 가장 안전하게 요청하는 방식이다. “나도 그래”라고 대놓고 말하지 않아도 되고, “나만 이런 거 아니지?”라고 직접 묻지 않아도 된다. 그냥 한 줄 남기면 된다.
너도 나와 같다면 '개추'.
그러면 누군가 추천을 누른다. 그 순간 확인되는 것은 단순한 공감이 아닌 안도감이다.
‘나만 이상한 건 아니구나.’ ‘나만 혼자인 건 아니구나.’
그래서 개추문화는 냉소의 문화가 아니라 확인의 문화다. 관계를 끊어낸 세대의 언어가 아니라, 관계 앞에서 불안해진 세대의 언어다.
혼밥을 한다는 사실보다 더 두려운 것은, 나만 혼밥하는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는 일이다. 팀플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보다 더 불안한 것은, 그 상황이 나의 사회성 부족이나 인간관계의 실패처럼 해석될까 봐 걱정되는 마음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용히 묻는다. “이 정도면 나만 그런 거 아니지?” 그리고 그 질문을 인터넷식 언어로 바꾸면, “개추”가 된다.
나는 이 문화를 보며 오히려 20대가 여전히 연결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관계의 시작은 점점 더 부담스러워졌다. 그래서 직접 손을 내밀기 전에, 먼저 익명의 공감으로 주변을 살핀다.
개추문화는 개인주의의 증거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혼자여도 괜찮은지 확인받고 싶은 마음. 그 조심스럽고 간절한 마음이 오늘의 개추문화 안에 들어 있다.
CAREER INNOVATOR
이호영·LEE HO YOUNG, P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