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샅바 잡는 법


  씨름 예능이 대세다. 온갖 씨름 예능부터, 심지어 팔씨름 예능까지.


  어린 시절, 유달리 덩치가 컸다. 첫 돌 때 유아복이 맞지 않아서 아동복을 입었으니까. 또래 친구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컸다. 씨름 경기가 있을 때면, 선생님은 나를 씨름에 내보냈다. 유치원 때도, 초등학생 때도. 


  유달리 컸던 덩치와 달리 내성적이고 소심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타고나길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나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피해가 될까 걱정했던 것 같다. 하루는 이랬다. 새로 산 자전거를 타고 동네 놀이터를 갔다. (나이는 나중에 알았지만) 두 살 많은 동네 형이 자전거를 일주일 간 빌려 달라고 했다. 당연히 싫다고 했다. 새로 산 자전거를 잘 모르는 사람한테 빌려줄 사람은 없으니까. 그 형은 반항한다고 각목으로 날 때렸다. 초등 4학년생을 고작 초등 6학년생이 말이다. 피투성이가 되어 집에 들어왔다. “왜 맞고만 있었어?” 부모님이 물었다. “내가 걔 때리면 걔 아프잖아.” 울면서 대답했다.


  씨름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 했다. 힘을 쓰지도 못했다. 아니 쓸 생각을 못 했다. 넘어뜨렸다가 상대방이 아플까 봐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선생님은 항상 씨름에 날 내보냈다. 너무 싫었다. 또 질게 뻔한 씨름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 쭈뼛대는 나를 선생님들은 씨름장으로 밀어 넣었다. 또 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앞으로 눕기만 했어도 이겼을 것 같다. 머리 하나는 더 컸으니까. 하지만 소극적이었던 나는 그렇게 의욕적이지 못 했다. “괜찮아. 다음에 잘 하면 되지.” 씨름에서 졌던 내게 선생님들 항상 다음을 기약했다. 다음에 또 나가라고? 너무 싫었다.


  만약에 그때의 나에게 누군가 샅바 잡는 법을 알려줬다면 어땠을까? 만약에 그랬다면, 어쩌면 두 번째 씨름은 이길 수 있지 않았을까. “호영아. 샅바는 이렇게 잡는 거야. 일어서서 무게는 이렇게 옮기는 거야. 오른 다리 샅바를 당기면서 왼쪽으로 돌리는 거야.”  중학생이 되면서 변해보려 노력했다. 이제 씨름에 지지 않는다. “씨름에 나가기 싫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결국 씨름을 피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살다 보면 씨름에 이기지 못했던 그때의 나 같은 순간을 맞이할 지도 모른다. 어쩌면 피할 수도 없는 상황에 직면할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제는 샅바 잡는 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언제까지 피할 수 없으니 말이다. 





(출처 : tving 씨름의 제왕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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