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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ESSAY

       

“대한민국 국민의 1%만 사도 됩니다”라는 착각

“대한민국 국민의 1%만 사도 됩니다”라는 착각

  정부 창업지원사업이나 마케팅 지원사업의 심사위원으로 사업계획서 발표를 듣다 보면, 반복해서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시장성 설명 단계에서 갑자기 숫자가 커진다.


“운동화는 남녀노소 누구나 신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1%만 구매해줘도 50만 족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혹은

“중국은 인구가 14억 명이기 때문에, 1%만 구매해도 1,400만 개 시장입니다.”


  창업·마케팅 분야에서는 이런 논리를 흔히 ‘차이나 신드롬’이라고 부른다. 인구가 많다는 사실을 근거로, 아무런 제약 없이 일정 비율이 구매해 줄 것이라고 가정하는 방식이다. 숫자는 커 보이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1%가 구매해주려면, 100%에게 도달해야 한다

  랜덤으로 노출되면 그중 일부는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최소한의 매력’을 가진 상품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 하더라도 1%가 실제로 구매하려면 반드시 충족돼야 할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100%에게 우리 상품이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전역 어디서든 우리 상품을 볼 수 있고, 주문할 수 있고, 배송받을 수 있는 유통망이 있어야 1% 구매 가능성이 생긴다. 대한민국 국민의 1%를 기대하려면, 최소한 전국 단위 유통 채널이나 대규모 온라인 트래픽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이미 그런 유통망과 인지도를 갖춘 기업이라면 창업지원사업이나 마케팅 지원사업의 대상이 아니다. 심사장에서 이런 주장이 설득력을 잃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숫자는 커 보이지만, 실행 경로가 비어 있다. 


“누구나 쓰는 제품”은 타겟이 아니다.

  또 하나 자주 등장하는 문장이 있다.


“저희 제품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 연령, 전 성별을 타겟으로 합니다.”


  이 말은 편해 보이지만, 심사위원의 귀에는 이렇게 들린다.


“아직 누구를 잡아야 할지 정하지 못했습니다.”


  이 사람 저 사람 모두에게 좋은 제품은, 실제 시장에서는 아무에게도 강하게 선택되지 않는 제품이 되기 쉽다. 타겟이 넓다는 것은 시장이 크다는 뜻이 아니라, 전략이 없다는 신호일 때가 많다.



타겟팅이 시장성을 만든다

  시장성은 막연한 가능성이 아니라, 계산 가능한 구조에서 나온다. 누구에게 팔 것인가가 정해지면, 그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가 보이고, 그중 몇 %가 구매할 수 있는지가 현실적으로 계산된다 이렇게 판매 수량이 구체화되면, 비로소 다음 질문들이 가능해진다. '적정 판매 단가는 얼마인가?', '마케팅 비용은 얼마까지 감당 가능한가?', '이 구조에서 손익분기점은 어디인가?'


  심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사업계획서는 항상 이 흐름을 갖고 있다. “많이 팔 수 있습니다”가 아니라, “이 사람들에게, 이 조건에서, 이 정도까지 팔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시장 확장은 ‘다음 단계’의 이야기다

  종종 이런 반론이 나온다.


  “처음에는 일부 타겟만 잡고, 나중에 시장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이 말 자체는 틀리지 않다. 오히려 바람직하다. 문제는 첫 번째 시장에서의 검증 없이 확장부터 이야기할 때다. 특정 타겟을 명확히 설정하고, 그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구매율과 재구매율, 점유율을 확인해야 다음 시장으로의 확장이 가능하다. 그래야 확장은 ‘희망’이 아니라 ‘전략’이 된다.


  막연하게 팔아서 성공한 제품은 없다. 성공한 제품은 모두, 처음에 매우 좁고 구체적인 시장에서 시작했다.



심사위원이 보고 싶은 시장성

  심사위원의 입장에서 시장성은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논리의 밀도다. 왜 이 타겟인지, 이 타겟은 어디에 모여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도달할 것인지에 대한 논리가 필요하다.  래서 현실적인 판매량은 얼마인가에 대한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을 때, 시장성은 설득력을 갖는다.


  “대한민국 국민의 1%”라는 말보다, "이 동네, 이 상황, 이 사람들”이라는 설명이 훨씬 강력하다.


  마케팅도, 창업도 결국 같다. 명확하지 않으면 팔 수 없고, 계산되지 않으면 지속될 수 없다.



CAREER INNOVATOR

이호영·LEE HO YOUNG,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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