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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리더십·커뮤니케이션

COLUMN·ESSAY

       

관리자는 호루라기를 불고, 리더는 나침반을 든다.

리더십은 왜,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리더십의 형태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조직이 놓인 산업 구조와 기술 환경에 따라 리더십은 끊임없이 바뀌어 왔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많은 리더십 원칙들은 사실 특정 시대에만 유효했던 해법에 가깝다. 대표적인 사례가 2차 산업혁명 시대의 제조업 리더십이다.



감시와 통제가 합리였던 시대

  2차 산업혁명기,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던 시기였다. 누가 더 빨리, 더 많이 생산하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이었다. 이 시기의 상징적 기업이 바로 헨리 포드의 포드자동차다.


 포드는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동시에 그는 ‘효율 임금(efficiency wage)’이라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했다. 헨리 포드는 업계 평균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지급하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았다. 


  왜 일까? 왜 임금을 많이 주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했을까? 그건 두려움때문이다. 열심히 일하지 않다가 포드 공장에 잘리게 되면, 임금이 절반 수준인 다른 공장으로 갈 수 밖에 없었기 떄문이다. 그래서 직원들은 잘리지 않으려고 열심히 일했다. 



관리자의 역할: 리더가 아니라 감시자

  이 시스템이 작동하려면 전제가 필요했다. 열심히 안한 사람을 잘라내야했다. 그것도 반드시 열심히 안한 순서대로 잘라내야 했다. 만약에 랜덤으로 자르게 된다면 아무도 열심히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군가는 반드시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을 골라내야 했다. 이를 위해 포드는 관리자를 고용했다. 이 시기의 관리자는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가 아니었다. 업무를 감시하고, 규율을 지키게 하고, 속도를 재촉하는 사람이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관리자가 나태해지면 시스템은 무너진다. 그래서 포드는 관리자를 감시하는 관리자, 그 위에 또 다른 상위 관리자를 두었다. 이렇게 감시는 위로 쌓였고, 기업은 자연스럽게 피라미드형 위계조직을 갖추게 됐다. 최상단에서 이 모든 구조를 통제한 사람이 바로 헨리 포드였다.


  이 방식은 놀라울 정도로 잘 작동했다. 지난 2~300년간 산업화 과정에서 전 세계 대부분의 기업은 이런 구조를 채택했고, 실제로 성장했다. 그런데, 지금도 이 구조가 유효할까?



문제는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산업은 더 이상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시장”이 아니다. 공급은 과잉이고, 기술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며, 차별화의 핵심은 속도보다 방향, 통제보다 판단, 지시보다 해석에 가깝다. 하지만 많은 조직은 여전히 과거의 리더십을 유지한다. 보고 라인은 복잡하고, 결재 단계는 길며, 관리자는 여전히 ‘일을 시키는 사람’으로 정의된다.


  이때 문제가 발생한다. 지식 노동자에게 감시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자율과 판단이 필요한 환경에서 통제는 속도를 늦춘다.



새로운 시대의 리더십: 관리자가 아닌 네비게이터

  지금의 리더십은 더 이상 컨베이어벨트를 빠르게 돌리는 역할이 아니다. 오히려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먼저 판단하고, 구성원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환경을 설계하는 역할에 가깝다. 과거의 리더가 “왜 이걸 안 했어?”라고 물었다면, 지금의 리더는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더 나았을까?”를 묻는다.


과거의 관리자가 ‘감시자’였다면, 지금의 리더는 네비게이터다.



리더십의 변화는 도덕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다. 과거의 리더십이 틀렸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 리더십은 그 시대에 최적화된 해법이었다. 물론 여전히 산업과 기업 상황과 여러가지 요건에 따라서 현재에도 유효한 리더십으로 작동하는 영역도 있다. 


  문제는 환경이 바뀌었는데도 리더십만 그대로라는 것이다. 컨베이어벨트가 사라진 공장에서 여전히 호루라기를 부는 관리자가 있다면, 그 조직은 성장보다 마찰을 더 많이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리더십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 적합성의 문제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분명히 다른 시대에 살고 있다.



CAREER INNOVATOR

이호영·LEE HO YOUNG,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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