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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까?


해당 칼럼은 멘사코리아 저널 74권에 게재한 내용입니다. 


우리는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게 될까?

 직업의 사전적 정의를 생계유지를 위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을 의미한다. 이러한 직업의 정의를 나눠보면 생계유지라는 목적, 자신의 적성과 능력이라는 도구, 일정한 기간이라는 시간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만고불변한 자연의 정의가 아니라, 사람의 정의이기 때문에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가장 격심한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직업은 어떤 변화에 부딪히고 있을까?


직업의 생명은 짧아지고, 사람의 수명은 길어지고 있다.

이른바 Industry 4.0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원도우가 탑재된 가정용 컴퓨터가 일반화 된지 20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8MB RAM에서 8GB RAM으로 1,000배 빨아진 비약적 발전을 보여주었다. 기술만 변한 것이 아니다. 기술변화의 속도만큼 많은 것이 변했다. 60세를 기념하며 환갑잔치를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 120세 수명을 얘기하는 알파에이지 신대를 맞이하고 있다. 사람의 수명은 길어졌으며, 기술의 수명은 짧아졌다. 짧아진 기술의 수명은 직업의 수명을 단축했으며, 사람은 직업보다 오래 살게 되었다.


“미래 세대는 일생동안 3개 이상의 영역에서, 5개 이상의 직업을 갖고, 19개 이상의 서로 다른 직무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 「교육의 미래 1편. 대학은 사라질 것인가?」 中에서... (KBS 명견만리 20회) -


 어쩌면 평생 직업이라는 말은 사전에나 존재하는 말이 될지도 모르겠다. 한 직장에서 오랜 기간 극속하며 정년퇴직하는 것이 직장인의 명예였던 시대에서, 근속할 부서나 직무가 사라지거나 새로운 기술로 대체되는 시대가 도래 하고 있다. 내가 가진 기술의 직업적 가치가 머지않아 사라지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열심히 배운 기술과 지식으로 평생을 살아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직업인들의 자기개발이 트렌드가 되었으며, 첫 직장을 구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직과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가려면,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까?


기술의 변화는 예고 없이 찾아오지 않는다.

 기술의 변화는 자연재해와 다르다. 자연재해는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기술의 변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비교적 정확한 예고와 함께 찾아온다. 예를 들어, 2017년 독일은 2030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가 금지된다. 자동차 산업의 주축이었던 디젤과 휘발유 엔진의 종식을 의미하는 변화다. 토요타가 1997년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양산차인 프리우스를 선보인지 20년 만의 결정이며, 앞으로 최소 13년이 더 남았다. 이처럼 기술의 변화는 충분한 시간의 예고와 함께 찾아온다. 여기서 말하는 충분한 시간이란, 직업인으로서의 내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의미한다.


기술의 발전은 일자리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일까?

 기술이 발전하고, 로봇과 컴퓨터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 노동을 해야 수익을 얻고 생계유지를 할 텐데, 노동을 할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인 의식주를 만드는 일에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옷은 기계가 직물을 짜서 만들고, 건물이나 도로와 같은 건축물은 최신 중장비와 3D 프린터가 만들고 있다. 음식을 만드는데 필요한 곡식은 수경재배로 보다 쉽고 빠르게 재배할 수 있게 변하고 있다. 원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도 먹고 살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의식주를 만드는 일자리의 감소와 맞물려 있다. 인간의 전체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알던 일자리가 사라지고, 우리가 모르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뿐이다. 그리고 지금은 이러한 변화가 너무도 빠르기 때문에 과도기적인 상황에 빠져 있는 것이다. 농작물을 만드는 일자리가 줄어들었지만, 드론을 만들거나 조종하는 일자리가 생겨났다. 마찬가지로 내연기관 엔진을 만드는 일자리는 줄어들겠지만, 전기자동차 모터를 만드는 일자리는 늘어날 것이다. 다만 우리가 학교에서 교육받았던 범위 안에 드론 제작자나 전기자동차 모터 개발자가 없었을 뿐이다.


어떤 직업을 가져야 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까?

 나의 적성과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일을 가져야 한다. 기술과 직업이 변하지만, 적성과 능력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명심해야 한다. 직업과 적성·능력은 같은 말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직업과 적성·능력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쉽게 번하곤 한다. 예를 들어, 마케팅을 하는 것이 자신의 적성이고 능력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일상 대화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나의 직업개발을 생각했을 때는 보다 깊이 있는 성찰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창의적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좋아서 마케터가 되었다. 이 사람의 마케터로서의 능력은 창의력이다. 또 다른 누군가는 살마들의 불편함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각하며 마케터가 되었다. 이 사람의 마케터로서의 능력은 공감능력이다. 즉 직업과 능력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같은 표현은 아니다. 마케터라는 직업에 국한한다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은 매우 제한적인 선택지일 수 밖에 없다. 이와 달리 창의력이나 공감능력을 중심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다면 그 선택지는 무궁무진해질 수 있다. 직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기술은 비교적 빠른 시간에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적성과 능력은 바른 시간에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되는 것이다.


적성과 능력을 중심으로 직업을 선택하자.

 내가 가져야 할 직업은 나의 적성과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직업이 되어야 한다. 나의 능력이 아니라, 회사의 능력만 활용하는 직업은 좋은 직업이라 할 수 없다. 임금은 많이 주지만 회사에서 하는 일이 나의 능력과 적성을 키우지 못한다면, 충분한 임금을 통해 나의 능력과 적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받거나, 또 다른 일을 같이 하거나, 이직을 준비해야 한다. 왜냐하면 임금을 많이 주는 그 직업은 내 수명보다 짧을 것이며, 언젠가 두 번째 직업을 구해야 할 때, 나에게 새로운 직업에 필요한 능력이나 기술이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적성과 능력을 개발하는 방법까지 다루기에는 지면의 할애가 너무 클 것 같다. 언젠가 좋은 기회가 된다면 다시 다루겠다. 오늘의 이야기를 짧게 요약하며 마무리 짓겠다. 기술과 직업은 빠르게 변하며 수명이 짧아지고 있고, 인간의 수명은 늘어나 기술과 직업보다 오래 살게 되었다. 다행인 것은 빠르게 변하는 기술은 생각보다 친절해서 오랜 기간 동안 변화를 예고하며 찾아오고, 우린 그에 맞게 변화의 기류에 유연하게 올라탈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술의 수명이 다 할 때, 나의 직업인으로서의 가치도 함께 도태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변화가 찾아온다.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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