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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기초 상식]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구분하기

취업을 위해 우리는 두 가지 필수서류를 제출한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이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서류이다. 섬세하게 퍼스널브랜딩 해야 하는 서류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혹시 생각해본 적 있는가? 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따로 받는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구분하는 것은 취업뿐만 아니라, 퍼스널브랜딩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놀랍게도 취업준비중인 학생들을 만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의 차이를 물어보면 명확하게 답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이것을 구분하지 못한 채, 완성도 있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은 ‘골대 위치도 모른 채 축구를 하고 있는 것’과 같다. 운 좋게 골대 쪽으로 향하고 있다면 점수를 낼 수 있는 확률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 골대 방향은 알아야 한 번 해 볼만 하지 않을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단순히 보면 이렇다. 이력서는 말 그대로 ‘이력’을 확인하고자 하는 서류이다. 자기소개서는 이력서에 드러나지 않은 나를 소개하는 글이다. 그렇다면 이력서에 나타나지 않은 나는 도대체 뭐지?


 6개월간 ㈜대한민국에서 인턴을 했다고 치자. 이력서에 “2007.03~2007.09 ㈜대한민국 기획팀 인턴 재직”이라고 쓸 것이다. ㈜대한민국 기획팀에서 20명이 인턴을 했다면 20명 모두 똑같은 이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뭔가 찝찝하지 않은가? 나는 다른 인턴과 다른데?! 나는 엄청 뛰어난 인턴이었는데?! 내가 인턴 중에 했던 일을 말하면 다들 깜짝 놀랄 텐데?! 그 깜짝 놀랄만한 일을 쓰는 서류. 그게 자기소개서이다. 응? 그게 뭐지??


 이력서는 ‘정량평가’를 위한 서류이다. ‘양’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을 평가하는 서류라는 뜻이다. 반대로 자기소개서는 ‘정성평가’를 위한 서류이다. (여러 글을 통해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구분할 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해왔다.)


 이력서에 쓰는 내용들을 생각해보자. 이름, 생년월일 같은 인적사항을 제외하면, 학력, 학점, 어학성적, 자격증, 경력사항, 수상경력 등을 적게 되어 있다. 이것들을 정량평가하는 것이다. 학점은 당연히 숫자로 표현되니 정량평가가 가능하다. 같은 이치로 어학성적 역시 정량평가 가능하다. 자격증도 가능하다. 기능사냐, 산업기사냐, 기사냐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경력사항이나 수상경력은 어떨까? 좀 애매하게 정량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케팅 직군을 선발할 때, 마케팅공모전 입상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직무에서 인턴경험이 있는 학생에게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다. 학점이나 어학성적처럼 세분화해서 평가할 수는 없지만, 경력이나 수상실적 역시 약간의 정량평가가 가능하다.


 자기소개서는 정량평가에서 조금만 반영된 경력사항이나 수상실적에 대해서 작성하거나, 이력으로 표현하지 못한 자신의 경험을 쓸 수 있다. 이를 통해 ‘정성평가’를 하는 것이다. 생각해보자. 우리가 지금까지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왔는지...


 “저는 ㈜대한민국 기획팀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OOO에 입사해서도 최고의 사원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건 하나도 건질게 없는 자기소개서다. ㈜대한민국 기획팀에서 일했다는 건 이미 이력서로 확인했다. 그리고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그저 그런 사원’이 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최고가 되겠다고 자기소개서에 쓴다. 즉, 저런 말은 하나마나라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써야 할까?


 자기소개서는 구체적인 경험을 쓰는 것이다. ㈜대한민국 기획팀에서 일하며 경험했던 구체적인 상황을 적어야 한다. 구체적인 상황에서 지원자가 어떻게 행동했느냐를 통해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저는 유럽8개국을 여행하며 다양한 국적의 여러 사람들과 만나며 소통해왔습니다.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난관에 부딪치기도 했지만,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위와 같은 자기소개서는 흔히 볼 수 있다. 유럽8개국을 여행했다는 것은 이력서에 적을 공간이 없으니, 평가자 입장에서 새롭게 알게 된 정보이다. 하지만 저런 내용만으로 친화력을 확인할 수 있을까? 유럽여행을 다녀온 친구를 만났다고 치자. 친구에게 “여행 어땠어?”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친구가 하는 말이 “응. 나는 유럽8개국을 여행하며 다양한 국적의 여러 사람들과 만나며 소통하고 돌아왔어.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난관도 있었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겨낼 수 있었어”라고 대답했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저 얘기를 듣고, 여행이 즐거웠음을 느낄 수 있는가?


 정상적이라면 친구라면 이런 얘기를 했을 것이다. “야. 대박~! 나 프랑스에서 소매치기 당했잖아. 배는 고프지, 돈은 없지, 말은 안통하지. 진짜 미칠 뻔 했어. 근데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더라. 어떤 골목에 앉아 있는데, 아주머니가 측은해보였는지 밥을 주겠다고 집으로 초대하셨어. 나 그 집에서 3일 동안 있었어. 그 집에 ‘마리’라는 다섯 살 여자아이가 있는데, 엄청 예뻐.” 이런 얘기를 들어야 여행 재밌었겠다. 진짜 친화력 좋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이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쓴다면 “프랑스에 사는 다섯 살 ‘마리’는 제 여동생입니다.”라고 소제목을 쓰며 주의를 끌 것이다.


 자기소개에는 이런 구체적인 경험을 쓰는 것이다. 이력으로도 나를 표현할 수 있지만, 이력서에는 표현할 수 없는 진짜 나의 모습을 자기소개서에 표현하는 것이다. 이것이 구분되지 않으면 자기소개서를 그저 이력서를 좀 더 길게 나열한 정도로 밖에 활용할 수 없다.

 생각해보자. 혹시 자기소개서에 이력만 나열해오진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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