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교육이나 스타트업 워크숍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이 있다. 바로 ‘페르소나(Persona)’다. 핵심 고객을 명확히 정의하기 위해, 나이·직업·라이프스타일·관심사·문제 상황까지 구체적으로 설정하라는 조언은 이제 상식처럼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다.
페르소나가 잘못되면, 제품도 잘못된다
실제 창업 사례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 있다. 요식업 창업을 준비하던 한 예비 창업자는 다음과 같은 페르소나를 설정했다.
30대 중반, 연봉 5천 이상, 건강을 중시하면서도 맛에 민감하고, 트렌디한 공간을 좋아하며, 혼밥도 즐기지만 사람들과의 교류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장인.
언뜻 보면 꽤 그럴듯하다. 하지만 이 페르소나를 기준으로 메뉴를 구성하고, 인테리어 콘셉트를 잡고, 가격을 책정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건강을 강조하다 보니 원가는 올라갔고, 트렌디한 공간을 만들다 보니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이 증가했다. 결국 가격은 높아졌지만, 실제로 매장을 찾는 고객은 많지 않았다. 왜일까?
이 페르소나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사람은 현실에서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가격에 민감했고, 트렌디한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은 맛보다 분위기를 중시했으며, 혼밥을 즐기는 사람은 굳이 비싼 매장을 찾지 않았다. 각각의 특성은 현실에 존재하지만, 그것이 모두 한 사람 안에 모여 있지는 않았던 것이다.
욕심이 과하면 페르소나는 현실에 없는 유니콘이 된다
많은 창업자들이 페르소나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욕심을 낸다. 구매력도 높고, 디지털 친화적이며, 트렌드에도 민감하고, 문제 인식도 명확한 고객. 여기에 충성도까지 높은 이상적인 특성을 하나씩 더하다 보면, 어느새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고객’이 만들어진다. 말 그대로 유니콘 같은 페르소나다.
이렇게 탄생한 페르소나를 기준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설계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기능은 많고, 메시지는 복잡하며, 정작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호한 제품이 된다.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은데, 왜 안 팔리지?”라는 질문이 뒤따른다. 하지만 답은 명확하다. 그 페르소나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페르소나는 '이상형'이 아니라 '현실의 압축본'이다
페르소나는 ‘이상적인 고객상’이 아니라 현실 고객의 압축본이어야 한다. 이를 검증하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방법이 있다. 바로 페르소나를 설정한 뒤, 그와 유사한 실존 인물을 최소 10명 이상 떠올려 보는 것이다. 지인, 기존 고객, 커뮤니티 구성원, 인터뷰 대상자 등 구체적인 얼굴과 사례가 연상되지 않는다면, 그 페르소나는 다시 점검해야 한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겠지”라는 가정의 조합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의 공통분모를 추출했는지가 핵심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페르소나 관련 교육 자료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까지만 설명하고, ‘설정한 페르소나가 현실적인지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충분히 다루지 않는다. 그 공백 속에서 수많은 창업자들이 유니콘 페르소나를 만들고, 고객 없는 제품을 완성한다.
좋은 페르소나는 멋있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조금 불완전하고, 애매하며, 현실적인 사람이 더 낫다. 페르소나가 현실에 존재할수록, 시장도 반응한다. 창업에서 가장 위험한 상상은 ‘너무 그럴듯한 고객’을 믿는 것이다.
CAREER INNOVATOR
이호영·LEE HO YOUNG, Ph.D

창업 교육이나 스타트업 워크숍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이 있다. 바로 ‘페르소나(Persona)’다. 핵심 고객을 명확히 정의하기 위해, 나이·직업·라이프스타일·관심사·문제 상황까지 구체적으로 설정하라는 조언은 이제 상식처럼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다.
페르소나가 잘못되면, 제품도 잘못된다
실제 창업 사례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 있다. 요식업 창업을 준비하던 한 예비 창업자는 다음과 같은 페르소나를 설정했다.
언뜻 보면 꽤 그럴듯하다. 하지만 이 페르소나를 기준으로 메뉴를 구성하고, 인테리어 콘셉트를 잡고, 가격을 책정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건강을 강조하다 보니 원가는 올라갔고, 트렌디한 공간을 만들다 보니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이 증가했다. 결국 가격은 높아졌지만, 실제로 매장을 찾는 고객은 많지 않았다. 왜일까?
이 페르소나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사람은 현실에서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가격에 민감했고, 트렌디한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은 맛보다 분위기를 중시했으며, 혼밥을 즐기는 사람은 굳이 비싼 매장을 찾지 않았다. 각각의 특성은 현실에 존재하지만, 그것이 모두 한 사람 안에 모여 있지는 않았던 것이다.
욕심이 과하면 페르소나는 현실에 없는 유니콘이 된다
많은 창업자들이 페르소나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욕심을 낸다. 구매력도 높고, 디지털 친화적이며, 트렌드에도 민감하고, 문제 인식도 명확한 고객. 여기에 충성도까지 높은 이상적인 특성을 하나씩 더하다 보면, 어느새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고객’이 만들어진다. 말 그대로 유니콘 같은 페르소나다.
이렇게 탄생한 페르소나를 기준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설계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기능은 많고, 메시지는 복잡하며, 정작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호한 제품이 된다.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은데, 왜 안 팔리지?”라는 질문이 뒤따른다. 하지만 답은 명확하다. 그 페르소나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페르소나는 '이상형'이 아니라 '현실의 압축본'이다
페르소나는 ‘이상적인 고객상’이 아니라 현실 고객의 압축본이어야 한다. 이를 검증하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방법이 있다. 바로 페르소나를 설정한 뒤, 그와 유사한 실존 인물을 최소 10명 이상 떠올려 보는 것이다. 지인, 기존 고객, 커뮤니티 구성원, 인터뷰 대상자 등 구체적인 얼굴과 사례가 연상되지 않는다면, 그 페르소나는 다시 점검해야 한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겠지”라는 가정의 조합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의 공통분모를 추출했는지가 핵심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페르소나 관련 교육 자료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까지만 설명하고, ‘설정한 페르소나가 현실적인지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충분히 다루지 않는다. 그 공백 속에서 수많은 창업자들이 유니콘 페르소나를 만들고, 고객 없는 제품을 완성한다.
좋은 페르소나는 멋있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조금 불완전하고, 애매하며, 현실적인 사람이 더 낫다. 페르소나가 현실에 존재할수록, 시장도 반응한다. 창업에서 가장 위험한 상상은 ‘너무 그럴듯한 고객’을 믿는 것이다.
CAREER INNOVATOR
이호영·LEE HO YOUNG, Ph.D